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을 이끌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를 추천했다고 직접 발표했다. 장 대표는 이번 인선이 당의 쇄신과 통합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임을 명확히 했다. 당의 전권을 쥔 대표가 직접 인선안을 들고나오면서 당내 공천 작업은 사실상 본궤도에 올랐다.
장 대표는 추천 사유를 설명하며 "수도권과 호남, 청년층을 아우를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전 대표를 적임자로 지목했다. 이어 "계파를 불문하고 오직 경쟁력과 도덕성만을 잣대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지도부는 이번 인선을 통해 당내 주류 세력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중도층 확장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회견 현장에서 장 대표는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올랐다. 발표 내내 단호한 어조를 유지하며 정면을 응시했다. 인선 배경을 설명하던 중 특정 계파의 반발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잠시 옅은 미소를 지은 뒤 "당의 승리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준비된 원고를 내려놓고 직접 육성으로 공정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는 장 대표의 파격적인 인선을 두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회견 직후 "당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인사"라며 즉각 우려를 표했다. 반면 수도권 출마 준비자들 사이에서는 "인적 쇄신을 위한 강력한 신호탄"이라며 환영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당원 게시판과 SNS 등에서는 장 대표의 결단을 지지하는 측과 과거 인사의 회귀를 비판하는 측의 설전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정현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홍보수석과 당 대표를 지낸 중량급 인사로, 보수 정당 최초의 호남 출신 대표라는 상징성을 보유하고 있다. 장 대표가 이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공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공관위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현역 의원 하위 평가 결과 공개와 공천 룰 확정 등 예민한 현안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중으로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이 전 대표의 위원장 임명안을 최종 의결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회견 직후 곧바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당내 이견 조율에 들어갔다. 당 관계자는 "대표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임명안 통과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선이 당내 공천 갈등을 잠재우는 촉매제가 될지, 아니면 새로운 내홍의 시작점이 될지는 향후 구성될 공관위의 첫 번째 행보에 달려 있다. 장 대표가 던진 '이정현 카드'가 실제 선거판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