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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권력의 정점에서 법정의 피고인석으로…그의 시간은 그렇게 역류했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2-18 14:05



내일 오후 3시,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분기점을 맞는다.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다.

권력의 정점에서 법정의 피고인석으로.
그의 시간은 그렇게 역류했다.
한때 그는 검찰총장이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그 문장은 권력 비판의 상징처럼 소비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오늘 그가 마주한 것은 충성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이다.

국가 권력을 행사한 자가 그 권력의 경계를 넘었는지에 대한 심판이다.
정치는 해석의 영역이지만,
법은 증명의 영역이다.

광장의 함성도, 지지층의 분노도
재판부의 판결문을 대신할 수 없다.
법정은 감정이 아니라 기록으로 말한다.

그리고 기록은, 침묵보다 정확하다.
이번 선고는 단순한 개인의 유·무죄 판단을 넘어선다.

대통령이라는 헌정 최고 권력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국정 운영과 사적 이해의 경계는 어디인지,

권력 남용이 어디서 시작되는지에 대한 국가적 답변이기 때문이다.
권력은 잠시 빌리는 것이다.

국민이 위임한 시간은 유한하다.
그러나 법의 판단은 오래 남는다.
그의 죄가 법리적으로 확정된다면,
그것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 헌정 질서의 복원이다.

반대로 무죄라면,
그 또한 기록으로 남을 뿐이다.
법은 편을 들지 않는다.

오직 사실과 법리만을 따른다.
내일 오후 3시.
재판장의 목소리는 짧겠지만,
그 여파는 길 것이다.

권력은 지나가도
책임은 남는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또 한 번, 법 앞에서 스스로를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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