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와 고물가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 청와대가 25조 원 규모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가 급등으로 생계 위협을 받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등 직접 타격군을 정밀 타격해 지원하는 '맞춤형 구호' 성격이 짙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2일 국회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민생 경제 대책을 확정했다. 이번 추경은 공급망 차질과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민생 현장의 붕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산업계 전반의 피해 최소화에 방점을 찍었다.
추경안의 핵심은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등 지원'이다. 당정은 소상공인, 농어민, 피해 수출 기업 등 고유가에 취약한 계층과 지방에 더 많은 재원이 배정되도록 설계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물류비와 유류비 급등으로 운송 단가가 치솟은 업종에 대한 직접적인 경감 대책이 포함될 전망이다.
재원 마련 방식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정부는 별도의 국채 발행 없이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 세수'를 전액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채 발행이나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과 세수를 기반으로 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재정 지원과 함께 수급 관리에도 고삐를 죈다. 석유 유통 시장의 불법 행위를 엄단하는 동시에 비축유 방출과 대체 수입선 확보를 통해 수급 불안을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추경안은 신속히 성안되어 다음 달 10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고유가로 인해 한계 상황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물류 업계의 기대감이 감지되지만,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재정 투입의 실효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당정은 이번 추경이 민생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집행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확정할 예정이다.
중동발 리스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의 이번 25조 원 투입이 고물가 파도를 넘는 실질적인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