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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식 종전안 거부…전쟁 종료 시점과 조건 우리가 주도"

이정호 기자 | 입력 26-03-26 09:07



이란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협상안을 공식 거부하며 전쟁의 종결 방식과 시기를 자국 의사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25일(현지시간) 안보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 측이 제시한 조건이 전장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과도한 요구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당국자는 보도를 통해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마침표를 찍는 시점을 임의로 정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쟁은 이란이 설정한 구체적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시점에 이란의 결정으로 끝날 것이며 그전까지는 어떠한 형태의 타협이나 협상도 진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란이 종전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요구안에는 이란을 향한 모든 군사적 공격과 표적 암살의 즉각 중단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적 보장 체계의 구축, 전쟁 피해에 대한 직접적인 배상 이행, 중동 전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선의 전투 종결을 요구했다. 특히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완전한 주권 보장을 핵심 쟁점으로 명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란 측에 15개 항으로 구성된 종전 조건을 전달하고 일부 쟁점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 등 제3국을 중재자로 세워 협상안을 전달하며 긴장 완화를 시도했으나 이란은 이를 진정성 없는 군사 전략의 연장선으로 규정했다.

이란 외무부 주변에서는 미국의 제안이 실질적인 평화 정착보다는 이란의 군사적 영향력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대화와 군사 행동을 병행했던 전례를 들어 이번 제안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는 내부 판단이 지배적이다.

취재진이 확인한 이란 내 분위기는 협상보다는 항전 지속에 무게가 실린 상태다. 테헤란 시내 주요 관공서 주변에는 군부의 결집을 강조하는 게시물이 늘어났으며 국영 매체들은 연일 미국의 요구가 주권 침해임을 강조하는 논평을 내보내고 있다. 정부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재국을 통해 보낸 문서의 세부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추가 접촉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미국 측은 이란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즉각적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백악관 주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한 조기 종전 계획이 이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수정안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과 전쟁 배상금 문제는 양측이 접점을 찾기 가장 어려운 지점으로 꼽힌다.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고수할 경우 국제 에너지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 중 어느 하나라도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될 경우 교전 상태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중재국들의 역할도 축소되는 양상이다. 미국과 이란이 각각 자국의 요구안을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함에 따라 향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수위가 어느 지점까지 고조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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