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며 자력으로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후 가장 큰 논란은 단연 주장 손흥민의 선발 제외였다.
감독에게는 전술을 선택할 권한이 있다. 그러나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결과로 평가받는다.
손흥민은 단순히 한 명의 공격수가 아니다. 상대 수비를 흔들고,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며,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다. 이런 선수를 벤치에서 출발시킨 결정은 경기 결과와 맞물리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전반전 대한민국은 높은 점유율에도 유효슈팅을 만들지 못했다. 공격은 답답했고, 상대 수비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손흥민이 후반 투입된 뒤 공격 템포는 살아났지만, 이미 경기 흐름은 상대에게 넘어간 뒤였다.
물론 패배의 책임을 손흥민의 선발 제외 한 가지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결정력 부족, 수비 실수, 부상 변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경기는 '세계적인 선수는 중요한 순간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라는 과제를 남겼다.
세계 정상급 선수는 단순히 득점만 기대하는 존재가 아니라, 상대 전술을 바꾸게 만드는 영향력 자체가 팀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손흥민은 오랫동안 대표팀의 주장으로 헌신해 왔다. 승리할 때는 앞장서고, 패배할 때는 가장 먼저 책임을 이야기하는 선수였다.
그렇기에 이번 결과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번 패배가 있다면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대표팀의 전술과 선수 운용이다.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리고 손흥민에게만 의존하지 않는 팀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앞으로 한국 축구가 풀어야 할 과제다.
월드컵은 냉정한 무대다. 이름값이 아니라 결과를 남겨야 한다.
이번 패배가 손흥민이라는 한 선수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한국 축구의 전술과 운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