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예방과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한국형 주치의’ 모델 구축에 나선다. 진찰과 처치뿐 아니라 검사까지 포괄하는 통합수가를 시범 도입하고,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건강관리 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변경안’을 보고했다. 의료계 의견을 반영해 보상체계를 보완한 이번 사업은 오는 7~8월 참여 의료기관을 공모한 뒤 이르면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질병이 발생한 뒤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방과 건강관리를 중심으로 일차의료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통합 건강관리 수요가 높은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시작하며, 향후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대상 확대도 검토하기로 했다.
참여 대상은 진료과목과 관계없이 다학제팀을 구성할 수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이다. 자체적으로 팀 구성이 어려운 의원은 포괄 2차 병원이나 지방의료원, 보건소 등 거점지원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통합수가 체계 도입이다. 정부는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진찰과 검사, 처치 등을 하나의 묶음으로 보상하는 통합수가 방식을 시범 적용한다. 기존 행위별 수가가 개별 진료행위마다 보상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제도는 환자 중심의 지속적인 건강관리까지 포함하도록 범위를 넓혔다.
다만 의료기관의 선택권을 고려해 기존 행위별 수가 체계도 함께 유지한다. 통합수가를 선택하는 의료기관에는 전환 지원 가산과 성과보상 확대 등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제도 안착을 유도할 계획이다.
참여 의료기관은 의사를 중심으로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하는 다학제팀을 운영해야 한다. 등록 환자는 건강생활 습관 교육과 상담, 만성질환 예방·관리, 상급병원 의뢰, 지역사회 돌봄자원 연계 등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기본 진료보상 외에도 일차의료 기능 강화 보상과 다학제팀 운영 보상, 성과평가에 따른 추가 보상 등을 지급해 의료기관의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은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 예방과 관리 중심의 일차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이 거주 지역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충실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역할을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지속적인 건강관리로 확대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범사업 운영 결과에 따라 향후 한국형 주치의 제도의 전국 확대 여부와 건강보험 보상체계 개편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