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 간 투자 협력을 강화해 현재 약 250억 달러 수준인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5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인도의 정보기술(IT) 역량과 한국의 제조 경쟁력을 결합한 '막대한 시너지'를 강조하며 첨단 산업 전반의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이번 포럼의 핵심 성과는 한국의 조선 기술력이 인도의 인프라와 결합하는 '조선 동맹'의 가속화다. HD현대는 인도 금융공사 등과 신규 조선소 설립을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 및 합작법인 설립 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조선소 건립 추진 MOU 체결을 시작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기대한다"며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인도의 선박 발주 수요 및 정책 지원을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첨단 기술과 에너지 분야에서도 전방위적인 협력 틀이 마련됐다. 네이버는 인도 최대 IT 기업인 TCS와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기술 협력을 논의했으며, GS건설은 풍력단지 고효율화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핵심 광물과 원전 등 전략 분야의 공급망을 견고히 연결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인적 교류의 상징으로 가야국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 허왕후의 설화를 언급하며 정서적 유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거센 파도를 잠재웠다는 '파사석탑'을 예로 들어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하고자 했던 의지를 보여준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두 나라가 진화된 협력의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인도 순방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200여 명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총 20건의 민간 MOU를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을 통해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인도의 전략적 가치를 선점하고, 인도의 제조 장려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와 한국의 기술을 결합해 가시적인 경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