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감사했던 윤석열 정부 감사원 직원들이 조사 과정에서 음주 상태로 피조사자를 조롱하고, 산후 4개월 된 여직원을 새벽까지 밤샘 조사했다는 증언이 국회 청문회에서 나왔다. 22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열린 통계 조작 의혹 청문회에 출석한 국토교통부 실무자들은 당시 감사가 사실상의 '인격 살인'에 가까운 강압 수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좌명한 당시 국토부 사무관은 감사원 직원으로부터 술 냄새가 난 경우가 있었느냐는 서영교 위원장의 질문에 "분명히 봤다"고 답했다. 좌 사무관은 특히 "감사원 직원이 회식 중 돌아와 감사 대상인 국토부 직원들의 발언 내용을 노래로 만들어 조롱하는 장면까지 목격했다"고 증언해 장내에 충격을 안겼다. 국가 최고 감찰 기구인 감사원이 피감 기관 직원들을 상대로 기본적인 예우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강압적인 조사 방식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홍승희 국토부 사무관은 당시 출산한 지 불과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새벽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야 했다고 진술했다. 육체적·정신적 한계 상황으로 몰아넣어 원하는 진술을 받아내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국토부 간부들은 당시 '통계 조작'을 인정한 진술이 감사원의 겁박에 의한 허위였다고 털어놨다. 김영한 전 주택정책관은 "조작을 인정하지 않으면 함께 일한 부하 직원들의 인사와 장래를 망가뜨리겠다는 식의 협박이 가장 힘들었다"며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제 본뜻과 다르게 작성된 진술서에 무기력하게 날인했다"고 고백했다. 김민태 과장 역시 "정상적인 업무조차 조작 의도가 있었다는 동의를 강요받았다"며 현재까지도 괴로운 심경이라고 밝혔다.
반면 당시 감사를 지휘했던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러한 폭로를 전면 부인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유 전 총장은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통계 조작 행위는 분명히 실재했다"며 "당시 통계청장이 석연치 않게 퇴임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감사원 측은 조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며 국토부 직원들의 주장을 '자구책 마련을 위한 일방적 진술'로 치부했다.
청문회 현장에서는 감사원의 조사 방식이 근대 사법 체계의 적법 절차를 완전히 무시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통계 조작이라는 중대 범죄를 밝혀내기 위한 엄정한 조치였다며 감사원을 엄호했다. 감찰 기구가 피조사자의 인권을 유린하며 진술을 강요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재판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감사원은 지난 2023년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통계를 고의로 왜곡했다며 관련자 11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고, 이들은 현재 기소되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제기된 '음주 조사'와 '가족 볼모 협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감사 결과의 신뢰성은 물론 감사원 조직 전체의 도덕성 문제로 확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