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에서 폭행을 당해 사망한 고(故) 김창민 감독의 사건 당시 119 구급 활동 일지에 실제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가족이 확보한 기록에는 외부 가해자의 폭행 사실 대신 아들과의 다툼만 기재되어 있어, 초동 수사와 현장 대응 단계에서의 부실 기록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0일 작성된 구리소방서 교문119안전센터의 구급 활동 일지에는 "(경찰 말에 의하면) 아들과 다툼 중 아들이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고 함"이라는 문구가 적시됐다. 일지에는 양쪽 눈의 부종과 멍, 좌측 귀 출혈 등 피해 상태와 구급차 내 수차례 구토 후 의식 저하 등 위박했던 당시 상황도 함께 기록됐다.
해당 기록은 병원 응급실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병원 진료 기록 역시 119대원의 인계를 토대로 "환자와 보호자(아들)가 술을 마시다 다툼이 있었고, 보호자가 환자 얼굴을 1대 가격했다"는 보호자 진술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김 감독을 쓰러뜨린 결정적 원인은 다른 테이블에 있던 가해 일행의 폭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기록의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책임 소재에는 선을 긋고 있다.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은 경찰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그대로 일지에 옮겨 적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유가족 측은 현장에서 외부인과의 충돌이 명백했음에도 왜 아들의 가해 사실로 둔갑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건 당일 김 감독은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옆 테이블 손님과 시비가 붙어 주먹에 맞고 쓰러졌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 1시간 만에 숨졌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관들이 출동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해자의 존재는 구급 일지와 병원 초기 기록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을 상대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장 상황 보고 과정에서 왜곡된 정보가 전달된 경위와 구급대원에게 허위 사실을 인계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사망 사건의 직접적인 가해 사실이 초기 기록에서 빠지면서, 의료진의 판단이나 수사 방향에 혼선을 주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확한 현장 묘사가 생명인 구급 기록이 어떠한 경위로 오염되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번 감찰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기록 왜곡 논란으로 인해 부실 수사 및 현장 대응에 대한 책임론은 피하기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