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생 안전사고 우려와 인근 주민 소음 민원을 이유로 체육활동을 제한하는 초등학교 현황 파악에 나섰다.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민원 부담을 개별 교사가 아닌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 위축된 교육 활동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축구, 야구 등 구기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초등학교는 전국 6189개교 중 4.6%인 287개교로 집계됐다. 이들 학교는 주로 좁은 운동장 면적으로 인한 충돌 사고 위험이나 공이 학교 담장을 넘어갈 경우 발생하는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활동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주변 거주민들의 소음 신고도 체육활동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운동회나 체육 수업 중 발생하는 소음을 이유로 주민이 경찰에 신고해 실제 순찰차가 학교로 출동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현장 교사들은 민원 제기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역동적인 실외 활동을 기획하는 데 심리적 압박을 느낀다고 토로해왔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교육활동이 외부 요인으로 인해 과도하게 제약받지 않도록 기관 단위 민원 대응 체계를 안착시키기로 했다. 학교장이 책임지는 대응팀을 통해 학부모 및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일원화하고, 교사 개인이 악성 민원이나 법적 분쟁에 직접 노출되는 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체육활동이 제한되는 287개교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학교별 여건을 정밀 진단한다. 운동장 공간이 협소한 경우 인근 공공 체육시설 활용 방안을 검토하거나, 안전 펜스 설치 등 시설 보완을 위한 예산 지원을 강화한다. 단순히 활동을 금지하는 대신 위험 요소를 제거해 학생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운동회 소음 민원에 따른 경찰 출동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찰청 등 관계 기관과 별도 협의를 진행한다. 학교 내 정당한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단순 소란 행위로 간주해 공권력이 투입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학교에서 안전사고와 민원 부담을 이유로 구기활동을 제한하는 상황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학교 체육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고 현장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학교 문턱을 넘는 민원 대응의 주체가 개인에서 기관으로 옮겨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민원 대응 체계 안착이라는 행정적 절차가 실제 주민들과의 갈등을 실무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현장의 의구심이 여전하다. 지역 사회와의 갈등 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중재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학교 현장의 체육활동 제한 문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