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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멜로니 총리, 국방·우주·첨단산업 협력 확대…한·이탈리아 행동계획 채택

김희원 기자 | 입력 26-06-13 11:21



이재명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국방과 우주,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데 이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전략적 행동계획을 통해 협력 과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12일 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총리 영빈관에서 멜로니 총리와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서로 보완적 관계이고,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방, 인공위성·우주, 첨단산업 분야 등과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를 했다”며 “서로에게 더 힘이 되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기존의 교역과 문화 교류를 넘어 안보, 전략기술, 공급망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는 뜻을 드러낸 발언이다.

양 정상은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이탈리아 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관계 격상은 외교적 상징에 그치지 않고, 국방·우주·첨단기술 협력을 제도화하는 기반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양국은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도 채택했다. 이 계획은 양국이 합의한 협력 과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분야별 이행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틀이다. 정상회담에서 나온 합의를 구체적인 사업과 제도 협력으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장치다.

이 대통령은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규범 기반 국제질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해당 분야에서 협력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와 공급망 불안, 통상 환경 변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이탈리아가 국제 현안 대응에서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미다.

경제 협력도 회담의 핵심 의제였다. 양 정상은 현재 연간 100만 명 수준인 양국 인적교류를 수교 150주년인 2034년까지 150만 명 규모로 확대할 수 있도록 교류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교역과 투자 분야에서 기업 간 교류가 더 활발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멜로니 총리 방한 당시 제기했던 이탈리아 초감가상각제도 문제도 언급했다. 당시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건이 제기됐고, 이후 이탈리아 당국과 의회의 대응으로 해당 우려가 해소됐다. 이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하며, 양국 최고위급 협의가 기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막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첨단산업 협력은 반도체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구체화됐다. 양 정상은 멜로니 총리 방한 당시 체결한 반도체 협력 양해각서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체결한 첨단과학기술·ICT 협력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호혜적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첨단과학기술·ICT 협력 양해각서에는 인공지능, 양자기술, 바이오·생명과학, 우주기술 등 미래 전략기술 분야 협력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국제 연구 프로그램 참여와 연구 인프라 공동 활용 등을 통해 기존 과학기술 협력을 디지털·첨단기술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주 분야에서는 양국 우주청 간 전략적 연계가 추진된다. 위성의 궤도와 위치 추적, 위험 대응 등 공동 관심사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공위성과 우주기술은 국방과 통신, 재난 대응, 산업 경쟁력과도 연결돼 있어 양국 협력의 전략적 성격을 보여주는 분야다.

문화와 인적교류 분야 성과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타결된 영화 공동제작 협정이 양국의 문화 역량을 결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로마 주요 유적지인 포로 로마노의 한국어 오디오 서비스 개시, 국립중앙박물관과 우피치 미술관 간 협력 양해각서 체결도 이번 방문 성과로 제시됐다.

양 정상은 중동 전쟁에서 비롯된 공급망 위기와 에너지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양국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지정학적 도전에 함께 대응하고,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한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개발협력, 첨단과학기술·ICT, 사회연대경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분야 협력 등 4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들 문건은 양국 협력을 정부 간 외교에 머물게 하지 않고 기업, 연구기관, 문화기관, 중소기업 분야로 넓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은 관계 격상 이후 협력의 실행 틀을 마련한 자리였다. 양국이 채택한 전략적 행동계획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국방, 우주, 첨단산업, 문화 교류의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가 후속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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