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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여자교도소, 5평에 8명 생활…과밀수용에 교정 한계 드러냈다

이수민 기자 | 입력 26-06-21 14:58



충북 청주여자교도소의 과밀수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수용 정원을 웃도는 인원이 좁은 혼거실에 함께 생활하면서 수용자 인권과 교정행정, 교도관 안전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 정원은 619명이지만 현재 수용자는 742명이다. 수용률은 약 120%다. 일부 혼거실은 16.62㎡, 약 5평 규모로 국내 혼거실 기준으로는 6명, 유럽 교정기준으로는 4명 정도가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실제로는 8명 안팎이 함께 지내고 있다.

방 안에는 사물함과 싱크대, 화장실, 벽걸이 선풍기, 빨래를 널기 위한 옷걸이까지 들어서 있다. 생활 공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식판을 올릴 공간조차 빠듯하고, 수용자들이 동시에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다. 폭염기에는 2ℓ짜리 얼음 생수가 제공되지만, 에어컨이 없는 방에서 여름을 견뎌야 한다. 선풍기는 과열 방지를 위해 일정 시간마다 멈춘다.

청주여자교도소는 국내 대표 여성 전담 교정시설이다. 강력범과 마약사범, 외국인 수용자 등 관리 난도가 높은 수용자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수용자 619명 기준으로 정신질환 관련 수용자가 약 200명, 마약 관련 수용자가 약 170명, 외국인 수용자가 100명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과밀수용은 이 같은 수용자 특성과 맞물려 갈등과 사고 위험을 키운다.

교도소 안의 생활은 일반적인 집단생활과 다르다. 작은 말 한마디나 자리 배치, 세면·화장실 사용 문제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공간이 부족하면 잠자리와 동선이 겹치고, 개인 물품을 보관할 여유도 줄어든다. 교정당국은 수용자 정서 안정을 위해 방 안에 식물을 두는 이른바 플랜테리어를 시도하고 있지만, 구조적 공간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시설 노후화도 문제다.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는 2021년 5만2368명에서 올해 6만3680명으로 늘었다. 반면 준공 후 25년 이상 된 노후 교정시설은 전체의 65%에 달한다. 수용자는 늘었지만 시설 확충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과밀 문제는 한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교정시설 전반의 구조적 부족을 보여준다.

청주여자교도소는 여성 수용자 직업훈련 거점 시설이기도 하다. 수용자들은 화훼 장식, 애견 미용, 헤어디자인, 제과제빵, 조리 등 직업훈련을 받는다. 일부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연계한 출소 후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교도소 안 봉제 작업장에서는 여성 수용자들이 입는 교도소 복장을 제작한다.


올해부터는 여성 마약사범 전담 교도소 역할도 맡고 있다. 단약 의지가 있는 수용자를 대상으로 회복 이음 과정과 회복유지 과정이 운영된다. 자조모임과 개별상담, 출소 전 지역사회 재활시설 연계가 포함된다. 전국 마약사범 수용자가 2016년 3522명에서 지난해 7429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상황에서 전담시설은 청주여자교도소와 천안개방교도소 두 곳뿐이다.

교정공무원의 업무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국 교정공무원 약 1만6500명이 6만5000명 안팎의 수용자를 관리한다. 교정공무원은 수용자 폭행, 자해, 난동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지만 경찰·소방공무원과 달리 위험근무수당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 난동 대응 훈련에서는 교도관들이 방패만 들고 수용자를 제압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현장 간담회에서 교정은 단순한 수용이 아니라 사회복귀를 돕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열악한 교정환경이 재범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법무부는 교정청 신설, 교정시설 확충, 가석방 기준 완화 등을 통해 과밀수용 문제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청주여자교도소의 5평 혼거실은 교정행정이 마주한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처벌은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지만, 교정은 다시 사회로 돌아갈 준비까지 포함한다. 수용 공간 확충과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 마약사범 재활 체계 보강이 함께 논의되지 않는다면 과밀수용 문제는 또 다른 교정 사고와 재범 위험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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