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바이오의약품 경쟁력 강화와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개발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희귀·필수의약품 공급 체계를 손질하는 한편, 의약품 심사 과정에 환자들의 실제 치료 경험을 반영하는 새로운 평가 기준도 도입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지난 2일 충북 오송 오스코에서 열린 '식의약 안심 60대 과제 대국민 보고회'에서 의료제품 분야 핵심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과제에는 K-바이오 산업 육성과 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정책들이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이오의약품 원료물질 인증제도 도입이다. 식약처는 세포주와 배지, 벡터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국산 원료물질의 제조와 품질을 정부가 인증하는 기준을 올해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원료의 신뢰도를 높이고 해외 시장 진출 기반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식약처는 오는 10월까지 희귀질환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 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환자 수가 적은 희귀질환 특성을 고려한 임상시험 설계 기준을 명확히 해 연구개발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의약품 허가 심사 방식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기존에는 임상시험 결과를 중심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환자가 실제 치료 과정에서 체감한 증상 개선이나 삶의 질 변화, 부작용 경험 등도 심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우선심사 대상인 희귀질환 치료제와 혁신 신약의 경우 환자 설문조사 결과나 인터뷰 기록 등을 제출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된다. 식약처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확대되고 있는 환자 중심 심사 체계를 국내에도 도입해 치료 현장의 목소리를 허가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희귀·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 대책도 함께 추진된다. 크롬친화세포종 치료 등에 사용하는 펜톨아민 주사제와 악성흑색종, 호지킨림프종 등에 사용되는 다카르바진 주사제는 다음 달부터 긴급도입과 주문제조 등 공적 공급 방식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의 운영 방식도 바뀐다. 현재 정부 중심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의료계와 제약업계 등 민간 전문가가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로 개편해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이번 제도 개선이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희귀질환 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책이 현장에서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정비와 후속 조치를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