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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성희롱 유죄 도의원 공로패 추진했다 취소

이수민 기자 | 입력 26-06-24 19:49



경기도의회 사무처가 직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양우식 도의회 운영위원장에게 공로패 수여를 추진했다가 취소했다. 공직사회가 부적절한 처사라며 반발하자 퇴임식 직전 공로패 제작 자체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경기도의회는 24일 대회의실에서 제11대 의회 의원 퇴임식을 열고 의장단과 양대 정당 대표의원,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 등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당초 수여 대상에는 양우식 운영위원장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위원장은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으로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아 왔다.

논란은 양 위원장이 최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과 맞물려 커졌다. 수원지법은 지난 18일 도의회 사무처 직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양 위원장에게 모욕죄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도의회 사무처는 공로패 수여 계획에 대해 관행에 따른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 등에게 퇴임식 때 공로패를 수여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기준으로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다만 논란이 커진 뒤 양 위원장에게 줄 공로패는 준비하지 않기로 했다.

사무처는 공로패를 제작하지 않은 이유가 최근 유죄 판결 때문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 외에 더 밝힐 입장은 없다"는 설명만 내놨다. 결과적으로 수여는 취소됐지만, 애초에 공로패 수여 대상에 포함한 판단 자체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은 남았다.

공직사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경기도청지부는 퇴임식에 앞서 대회의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회를 규탄했다. 노조는 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성희롱 가해자에게 공로패를 수여하려 한 것은 피해자와 공직사회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제11대 경기도의회가 성희롱 가해자에게 징계는커녕 공로패를 주려 했고, 공직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며 청렴도 최하위 오명을 남긴 의회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장에서는 퇴임식장으로 들어가는 의원들과 공무원들 사이로 항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보였다.

이번 논란은 지방의회의 내부 징계와 윤리 기준을 다시 묻고 있다. 법원의 1심 판단이 나온 직후에도 의회가 관행을 이유로 공로패 수여를 검토했다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사안에 대한 의회 차원의 감수성이 충분했는지 따질 수밖에 없다. 공로패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기관이 공적을 인정한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도의회가 공로패 수여를 취소하면서 당장의 행사는 마무리됐지만, 양 위원장에 대한 의회 차원의 후속 조치 여부는 별도 문제로 남아 있다. 형사재판 1심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직원 피해가 인정된 사안에서 의회가 어떤 윤리 기준을 적용할지에 대한 설명은 필요하다.

지방의회는 집행부를 감시하고 공직 윤리를 요구하는 기관이다. 그 기준이 의회 내부 구성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공로패 취소가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한 조치에 그칠지, 성희롱 사건 처리와 의원 윤리 기준을 손보는 계기가 될지가 다음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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