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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AI 시대 임금체계도 쟁점화

정한영 기자 | 입력 26-06-24 20:02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올해 임금협상 관련 파업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게 된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3만9668명 가운데 86.65%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94.15%, 투표자 대비 찬성률은 92.03%였다. 전체 조합원 과반 찬성 요건을 충족하면서 파업권 확보를 위한 절차는 사실상 중노위 판단만 남겨두게 됐다.

중노위는 25일 현대차 노조가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합법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할 경우 오는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구체적인 파업 일정과 수위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지난 5월 6일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한 뒤 11차례 교섭을 이어왔다. 그러나 임금 인상과 성과급, 고용 안정, 임금체계 개편 등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하락을 이유로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요구안에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완전 월급제 시행, 노동 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정년 연장, 신규 인원 충원도 요구안에 담겼다.

올해 교섭에서 새롭게 부각된 쟁점은 인공지능과 생산현장 변화다. 노조는 AI 관련 고용과 노동조건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완전 월급제 도입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등 자동화 기술이 생산현장에 확대될 경우 근무시간 감소가 임금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제시되고 있다.

현재 현대차 생산직은 시급제를 기본으로 산정한 월급을 받는다. 노조는 고정급 비중을 높이는 완전 월급제를 통해 조합원들이 근무시간 변동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동화와 AI 도입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고용과 임금체계 문제로 번진 셈이다.

회사 측은 경영 여건을 들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낮아져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이 심해지고 전동화 전환 비용도 커진 상황에서 인건비와 성과급 부담을 두고 노사 간 간극이 벌어진 상태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이다. 노조는 지난해 교섭에서도 세 차례 부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핵심 사업장인 만큼 파업이 현실화하면 생산 차질과 부품 협력업체 영향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파업권 확보가 곧바로 전면 파업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노조는 파업권을 협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회사도 중노위 결정 이후 추가 교섭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파업 여부는 30일 쟁대위 출범 이후 교섭 흐름과 회사 측 제안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임금협상은 단순한 임금 인상률 싸움에 머물지 않는다. 노조는 물가와 성과 배분을, 회사는 수익성과 미래 투자 부담을 앞세우고 있다. 여기에 AI와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 완전 월급제, 정년 연장까지 얽히면서 교섭 의제는 더 넓어졌다.

현대차 노사의 다음 고비는 중노위 판단과 이후 교섭 재개 여부다. 파업안은 가결됐지만, 실제 생산라인이 멈출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올해 교섭이 임금 인상으로 끝날지, AI 시대 생산직 노동조건을 둘러싼 새 기준 논의로 번질지가 남은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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