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583일 만에 나온 첫 대법원 확정판결이다.
대법원 3부는 9일 오후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열고 윤 전 대통령 측과 특별검사팀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이 선고한 징역 7년이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봤다. 공수처의 수사 절차와 수색영장 집행 절차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 결론을 유지했고,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위법 수사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에서 출발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7월 윤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다. 공소사실에는 체포 방해 혐의 외에도 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계엄 선포 다음 날 허위 내용이 담긴 정부 입장문을 작성해 외신에 배포하게 한 혐의 등이 포함됐다.
1심은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일부를 유죄로 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일부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을 추가하면서 형량을 징역 7년으로 높였다. 계엄 선포 전 연락을 받고도 제때 도착하지 못한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서도 심의권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또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이 담긴 정부 입장문을 외신에 전파하게 했다는 혐의도 유죄로 봤다. 계엄 해제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를 폐기한 혐의도 유죄 판단에 포함됐다.
윤 전 대통령 측과 특검은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번 확정판결로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8건의 형사 재판 가운데 첫 사건이 최종 결론에 도달했다.
정치적 파장도 불가피하다. 이번 사건은 체포영장 집행 방해라는 사법 절차 문제와 계엄 관련 국무회의 절차, 대통령 기록물 관리, 정부 입장문 작성 문제까지 함께 다뤄졌다. 대법원이 항소심 결론을 유지하면서 계엄 전후 윤 전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사법 절차 대응 방식에 대한 법적 판단이 처음으로 확정됐다.
남은 재판에도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여전히 내란 관련 혐의 등 여러 사건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판결이 다른 사건의 결론을 직접 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계엄 전후 행위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향후 재판과 정치권 공방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면서 수감과 형 집행 절차도 본격화된다. 12·3 계엄 이후 이어진 사법 절차는 첫 확정판결을 맞았지만, 내란 혐의 등 핵심 사건은 아직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판결로 계엄 책임을 둘러싼 법적 판단은 이제 남은 재판으로 옮겨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