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 자신의 발언에 대해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날 기자간담회 발언을 둘러싸고 위헌 논란과 야권의 반발이 확산하자 헌법 조항을 직접 거론하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조 의장은 29일 공개한 페이스북 글에서 "헌법 제128조 제2항의 내용은 존중돼야 한다"며 "향후 이뤄질 개헌 논의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그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늘리거나 중임제를 도입하더라도 개헌안이 제안될 당시 재임 중인 대통령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조 의장은 전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이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 가능성을 이유로 개헌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권력구조 개편 관계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 등은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답했다.
이 발언은 현행 헌법이 금지하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연임 가능성을 개헌 논의에 포함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헌법 제128조 제2항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 의장은 자신의 발언이 개헌 내용보다 절차를 설명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기자간담회 답변은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해 개헌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치 주체 간 합의와 국민의 선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취지의 기본 절차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의와 다르게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여야가 합의할 수 있고 국민이 찬성하는 개헌 주제를 중심으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장실도 조 의장의 해명에 앞서 별도 브리핑을 열고 발언 수습에 나섰다. 장현주 의장실 공보수석은 조 의장이 헌법 제128조 제2항의 내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해당 답변은 개헌이 국민적 공감대와 정치권 합의를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대통령 임기와 권력구조 개편 문제가 개헌 논의에서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를 드러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나 권력 분산 방안을 논의할 수는 있지만 현직 대통령에게 개정 내용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이 명시적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의장이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개헌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지만, 최초 발언과 이후 해명 사이에 표현 차이가 생기면서 논란은 남았다. 향후 국회 개헌 논의에서는 적용 대상과 시행 시점을 개헌안에 얼마나 명확하게 규정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