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공군에 도입될 C-390 밀레니엄 수송기를 직접 살펴보고 양국의 항공·방위산업 협력을 민항기 공동개발까지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첫 일정으로 브라질 항공기 제작사 엠브라에르가 생산한 C-390 수송기를 시찰했다.
현장에는 C-390 운용 교육을 위해 브라질에 파견된 한국 공군 장병과 엠브라에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항공기 내외부를 둘러보며 병력과 장비 수송, 공중투하, 의료후송 등 주요 임무 수행 능력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C-390의 공중급유 기능을 질문했고, 파비오 카파리카 엠브라에르 부사장은 별도의 키트를 장착하면 공중급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과 국방 협력의 첫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협력을 더욱 확대하자고 말했다. 군용 수송기 도입을 넘어 양국이 민간 항공기 분야에서도 공동개발과 부품 공급망 협력을 추진하자는 구상도 제시했다.
C-390 밀레니엄은 엠브라에르가 개발한 제트엔진 기반 다목적 군용수송기다. 최대 26톤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고 최고 순항속도는 470노트, 시속 약 870㎞에 달한다.
병력·화물 수송과 공중투하뿐 아니라 의료후송, 수색·구조, 산불 진화, 재난·인도적 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비포장 활주로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 공군의 C-390 도입은 검토 단계가 아니라 이미 기종 선정과 사업 추진이 이뤄진 상태다. 방위사업청은 2023년 12월 대형수송기 2차 사업 기종으로 C-390을 결정했다.
방위사업청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C-130J-30과 유럽 에어버스의 A400M을 함께 평가한 뒤 성능과 가격, 국내 방산업체와의 협력 조건 등을 종합해 C-390을 선택했다.
우리 공군은 C-390 총 3대를 도입한다. 1호기는 올해 3월 브라질 현지에서 초도 비행을 마쳤으며, 임무 장비 설치와 시험평가 등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순차적으로 한국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에는 국내 항공·방산업체의 부품 공급과 정비 협력도 포함됐다. 정부는 C-390 도입을 완제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국내 업체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와 후속 군수지원 기반 확보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27일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방산과 항공우주,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광물과 에너지 공급망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산업기술 등 7건의 양해각서 체결을 지켜봤다.
C-390의 연말 인도와 국내 전력화가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국내 기업의 부품 공급과 정비 참여가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가 한·브라질 항공·방산 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를 핵심 과제로 남았다.
이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