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장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검찰 조직을 계엄 후속 조치에 동원하려 했다는 게 특별검사팀의 판단이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20일 심 전 총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었던 전무곤 전 검사장도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특검이 문제 삼은 핵심은 계엄 선포 직후 대검에서 이뤄진 움직임이다. 심 전 총장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이튿날 새벽까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를 파견하기 위한 절차를 정리하고 실제 파견 대상이 될 검사 명단을 작성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 수사에서는 포고령 위반자 처리 방안도 조사 대상이 됐다. 심 전 총장이 포고령 위반자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위해 수사 관할과 재판 관할을 검토하는 문건을 작성하도록 하고, 검찰 내부에 별도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특검의 공소사실이다.
심 전 총장은 계엄 당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간부회의에서 합동수사본부에 공공수사 관련 검사를 파견하는 방안과 과학수사 인력 파견, 출국금지 관련 인력 호출 등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심 전 총장이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공안수사지원과장, 법무부 공공형사과장 등과 연락한 정황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은 이 같은 일련의 조치가 단순한 계엄 상황 대비를 넘어 내란 과정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총장의 직권을 이용해 대검 소속 검사들에게 법적 의무가 없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는 판단도 함께 적용해 직권남용 혐의를 추가했다.
심 전 총장에게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이후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은 과정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은 심 전 총장이 당시 즉시항고를 포기하도록 지휘한 과정에 위법한 직권 행사가 있었는지를 수사해 왔다.
다만 심 전 총장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번 기소 대상에서 빠졌다. 특검은 심 전 총장을 해당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해 수사했지만, 이날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5명을 재판에 넘기면서 심 전 총장은 기소하지 않았다.
심 전 총장과 함께 기소된 전 전 부장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검찰 차원의 후속 조치 문건 작성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두 사람이 계엄사 합수부 검사 파견과 포고령 위반자 수사 체계를 준비하는 과정에 각각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심 전 총장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법정에서는 비상계엄 직후 대검에서 이뤄진 검사 파견 검토와 관련 문건 작성이 통상적인 상황 대응이었는지, 계엄 집행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위였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게 됐다. 검찰총장에게 적용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도 이번 재판에서 가려질 사안이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