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2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이 552억달러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반도체 수출이 1년 전의 세 배 가까이 불어나 260억달러에 달했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7%를 넘어섰다. 사실상 수출품 두 개 가운데 하나가 반도체였던 셈이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8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55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0% 증가했다. 8월 1∼20일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조업일수까지 감안하면 증가 폭은 더 커진다. 올해 해당 기간 조업일수는 14일로 지난해 14.5일보다 0.5일 적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3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5억8000만달러보다 61.5% 늘었다. 조업일수가 줄었는데도 전체 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이 동시에 크게 증가했다.
수출 신기록을 끌어낸 것은 반도체다. 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26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8% 급증했다. 증가율로는 세 배에 육박한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7.2%로 1년 전보다 22.5%포인트 뛰었다.
반도체 수출의 상승세는 이달 초부터 두드러졌다. 지난 1∼10일 반도체 수출은 10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5.4%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도 46.8%였다. 이후 열흘 동안 약 160억달러가 추가되면서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이 260억달러로 불어났다.
국가별 수출도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6% 증가했고 미국 수출도 59.4% 늘었다. 특히 이달 1∼10일 대미 수출이 승용차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0.2%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중순 들어 흐름이 크게 달라졌다.
반도체와 달리 모든 주력 품목이 호조를 보인 것은 아니다. 승용차와 선박 수출은 두 자릿수 감소했다. 전체 수출이 56% 증가했지만 반도체 비중이 절반 가까이 치솟았다는 점에서 품목별 온도 차가 뚜렷했다.
수입도 늘었다. 8월 1∼20일 수입액은 412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9.0% 증가했다. 수출 증가 폭이 수입을 크게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39억7500만달러, 약 14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수출 흐름은 이미 지난달부터 가파르게 올라왔다. 7월 전체 수출은 98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2.8% 증가해 역대 7월 가운데 가장 많았다. 당시 반도체 수출도 410억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8월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반도체가 전체 수출 실적을 사실상 주도하는 구조가 한층 선명해졌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으로의 전체 수출도 동시에 증가했고 무역수지 흑자 폭도 확대됐다.
다만 20일까지 집계된 수치는 통관 기준 잠정치다. 월간 최종 수출 실적은 남은 열흘간의 수출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현재 전체 수출의 47.2%까지 높아진 반도체 의존도가 월말까지 유지되는지, 감소세를 보인 승용차와 선박이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8월 수출의 최종 성적표를 가르게 된다.
정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