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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에 사립대 반발…교육부 "사립대 장학금도 대폭 늘린다"

이수민 기자 | 입력 26-08-30 10:42



정부가 2027학년도부터 지방 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자 지역 사립대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지역 사립대에 진학하는 우수 학생에게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내년도 예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2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개최한 "2026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 지방 국립대 장학금 확대에 따른 사립대의 우려에 대해 "사립대에 진학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내년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같은 날 공개한 청년 지원정책에는 기존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과 "지역인재장학금"을 합쳐 "지역 균형 발전 장학금"을 신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안에 따르면 2027학년도 지방 국립대 30개교 신입생 가운데 의·치·약·수의대 학생을 제외한 학생이 지원 대상이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하면 학자금 지원구간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가계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달라지는 기존 국가장학금과 달리 지방 국립대 신입생에게 사실상 보편적인 등록금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대학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역 사립대들은 즉각 형평성 문제를 꺼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의 신입생 확보 경쟁이 이미 치열한 상황에서 국립대에만 등록금 전액 지원이 적용되면 사립대의 학생 모집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세미나에 앞서 성명을 내고 지역 사립대 학생에게도 국립대 수준의 장학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립대와 사립대 사이에 균형 있는 고등교육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전민현 사총협 회장은 세미나 현장에서 최 차관에게 직접 문제를 제기했다.

전 회장은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이고 부모들이 똑같이 세금을 부담하는 국민임에도 학생의 경제적 형편이나 사는 지역이 아니라 대학이 국립인지 사립인지를 기준으로 국가장학금의 지급 여부와 규모를 달리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방 국립대 장학금의 목적을 "대학 선택권 확대"라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지금은 카이스트, 유니스트 등 과학기술원 몇 개와 사관학교, 경찰대 말고는 등록금 걱정 없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선택지가 없다"며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진학 의사가 있고 미래에 꿈이 있는 학생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는 것이 제도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사립대 지원 확대 방침도 함께 내놨다. 구체적인 예산 규모는 정부 예산안 발표 전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최 차관은 "정확한 금액은 아직 예산 발표를 안 해서 말씀을 못 드리지만 사립대에 진학하는 우수 학생들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국립대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다"고 말했다.

지역 사립대 장학금의 대상도 넓힐 방침이다. 기존에는 해당 지역 학생이 지역 사립대에 진학하는 경우 지역인재장학금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제도를 개편하면 수도권 학생이 지역 사립대로 진학해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방 국립대와 지역 사립대에 동시에 장학금을 확대하면 학생 유치를 둘러싼 지방 대학의 경쟁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등록금 부담이 대학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경우 교육과 연구 여건, 취업률, 주거환경 등이 대학 선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재정지원 방식 자체도 바뀔 예정이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통해 확보되는 고등교육 재원을 대학에 어떻게 투입할지 대학 현장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차관은 "미래대응기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드는 기금이기 때문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내는지가 앞으로 계속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데 굉장히 큰 평가 잣대가 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대학 지원 확대 요구도 나왔다. 이향숙 이화여대 총장은 개별 대학이 고비용 AI 컴퓨팅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기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투자를 요청했다.

교육부는 지역에 구축되는 데이터센터를 대학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거점대학에 구축한 인프라를 주변 대학과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대학의 AI 인프라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학생의 AI 활용 지원도 추진한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대학생의 AI 접근성에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일정 수준의 이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시행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외국인 유학생 관리와 비자제도 개선도 논의됐다. 대학들은 학업에 충실하지 않은 유학생을 학칙에 따라 관리하는 과정에서 체류 문제까지 대학이 부담하는 구조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대학의 학사관리와 인증기준, 법무부의 비자제도를 연계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사립대에 규제를 완화하고 재정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자율혁신대학" 구상도 처음 제시했다. 대학 체제와 재정, 교육·연구 분야의 규제를 손질해 연구 중심 대학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구상으로 구체적인 선정 기준과 지원 규모는 향후 논의를 거쳐 마련할 예정이다.

결국 논란의 중심은 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해 투입하는 국가 재정을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에 있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이 학생의 지역 대학 선택을 늘리는 계기가 될지, 같은 지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사립대에 새로운 불이익으로 작용할지는 2027학년도 지원 대상과 장학금 규모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다시 부딪힐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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