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정규장 종료 이후에도 주식을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는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이 첫날 1조8,000억원대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거래 참여자의 대부분은 개인투자자로 나타나 퇴근 후 주식거래에 대한 수요를 보여줬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된 KRX 애프터마켓의 거래량은 7,224만주, 거래대금은 1조8,177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별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이 1조3,252억원, 코스닥시장이 4,925억원이었다. 거래량은 유가증권시장 2,218만주, 코스닥시장 5,006만주로 나타났다.
거래 대상 2,501개 종목 가운데 2,413개 종목에서 실제 거래가 체결됐다. 전체 대상 종목의 약 96%에 해당한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에서는 거래할 수 없었던 상당수 종목이 애프터마켓에 포함되면서 투자자 선택지가 넓어졌다.
투자자별로는 개인 비중이 93%에 달했다. 개인투자자는 첫날 KRX 애프터마켓에서 537억원을 순매수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한 주문 비중도 73%를 차지해 애프터마켓이 개인 중심의 야간 거래시장으로 출발했다.
시간대별 거래 비중은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19.6%,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25.5%,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24.2%,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30.7%였다. 장 종료가 가까워질수록 거래가 늘었지만 특정 시간에만 주문이 집중되지는 않았다.
KRX 애프터마켓은 기존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던 시간외 단일가 매매를 폐지하고 오후 8시까지 실시간 경쟁매매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시장이다. 정규장처럼 매수·매도 호가가 맞으면 즉시 거래가 체결된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주식, 주식예탁증서 가운데 투자경고나 정리매매 등 별도의 시장 관리가 필요한 종목을 제외한 대부분을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상장지수펀드와 상장지수증권은 거래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장가 주문은 허용되지 않고 지정가와 최우선지정가, 최유리지정가 주문만 가능하다. 가격제한폭은 정규장과 마찬가지로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30%이며 급격한 가격 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변동성완화장치도 적용된다.
정규장에서 체결되지 않은 KRX 주문은 애프터마켓으로 자동 이전되지 않는다. 정규장 종료 뒤 미체결 주문이 일괄 취소되기 때문에 애프터마켓에서 거래하려면 새로 주문해야 한다.
같은 날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서는 1,217만주, 1조7,896억원이 거래됐다. KRX와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이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야간 주식거래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투자자가 거래소를 직접 선택하지 않으면 증권사의 최선주문집행 시스템이 가격과 수수료, 체결 가능성 등을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자동 전송한다. 넥스트레이드는 오후 3시 40분부터, KRX는 오후 4시부터 애프터마켓을 운영하며 두 시장 모두 오후 8시에 거래를 마친다.
개장 당일 아침에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 주문 체결 조회와 취소 처리가 지연되는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KRX 애프터마켓 개설에 맞춰 최선주문집행 시스템의 적용 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자들이 체감한 문제는 프리마켓 종료 이후 대부분 해소됐다.
첫날 거래 규모는 야간 거래 수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되지만 시장 정착 여부는 지속적인 유동성과 전산 안정성에 달렸다. 거래소별 가격과 수수료, 거래 가능 종목에 차이가 있는 만큼 최선주문집행 시스템이 투자자에게 실제로 유리한 시장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지가 향후 핵심 점검 대상이다.
정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