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다문화가정 우대 정책의 재검토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시정하자고 하는 것은 다문화가정을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조치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는 유지하되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요소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남에서 콩이면 영남에서도 콩이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원칙과 사실은 어떤 집단, 어떤 정치적 유불리 앞에서도 그 무게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의 불합리나 맹점이 발견돼도 집단의 정체성을 잣대로 무조건 비호하거나 피해주의로 일관하는 것은 '콩을 콩이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왜곡, '콩을 팥이라 우기는' 선동을 낳을 수가 있다"고 적었다.
이번 발언은 다문화가정에 적용되는 우대 정책을 재검토하는 문제를 놓고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이 대통령은 특정 집단에 대한 지원 필요성과 개별 제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다문화가정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다문화가정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마땅히 지켜져야 할 우리 공동체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개선을 요구하는 행위를 곧바로 차별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교조적 태도는 다문화가정을 동등한 대한민국 시민으로 포용하려는 본래 취지를 오히려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은 결혼이민자와 귀화자, 다문화가족 자녀 등이 교육과 사회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줄이고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지원 내용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개별 사업에 따라 다르다. 한국어 교육과 가족 상담, 자녀 교육 지원 등 생활 적응을 돕는 사업이 있으며, 일부 사업에서는 대상자의 특성에 따른 별도 지원 기준을 적용한다.
이러한 지원은 언어와 문화적 차이, 교육 접근성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이다. 다만 개별 사업의 지원 대상과 선정 기준이 실제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지는 사업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제도적 문제를 방치할 경우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부분적 불공정이나 행정적 사각지대를 '소수자 보호'라는 명분으로 방치하면 극우적 혐오 선동과 극단적인 여론 분열의 손쉬운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극단주의 확산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파제는 맹목적인 도덕적 비호가 아니라 제도의 불합리한 요소를 투명하게 선제적으로 바로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을 일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발표와는 구분된다. 이날 SNS 글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제도상 불합리한 부분을 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실제 정책 변경 여부를 판단하려면 어떤 지원사업이 재검토 대상인지, 기존 수혜자의 자격이나 지원 규모에 변화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다문화가정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가구가 동일한 경제적·사회적 여건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가구 소득과 자녀의 연령, 한국어 사용 환경, 지역별 교육·복지 접근성 등에 따라 필요한 지원도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일반 가정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이나 돌봄 공백을 겪는 가구 역시 정책 지원이 필요한 대상이다. 이 때문에 복지사업의 목적에 따라 소득과 생활 여건을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정할 것인지, 특정 집단이 겪는 구조적 어려움을 별도 기준으로 반영할 것인지가 제도 설계의 쟁점이 된다.
특히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을 둘러싼 논의에서는 법률에 근거한 기본적인 가족 지원사업과 개별 기관이 운영하는 우대사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업별 목적과 적용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논란을 특정 집단에 대한 찬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사실관계와 제도 운영의 적정성을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과 이성에 기반한 활발한 논쟁은 사회 발전을 도울 뿐 아니라 허구와 맹종에 기반한 선동과 혐오를 막는 최고의 예방약"이라고 밝혔다.
이어 "팩트와 이성에 기반해 열심히 토론하자"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다문화가정 우대 정책을 둘러싼 비판에 직접 반박하면서 향후 정부의 구체적인 제도 검토 범위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현재 제시된 발언만으로는 특정 지원사업의 폐지나 축소가 확정됐다고 볼 수 없다. 실제 정책 변경이 추진된다면 해당 사업의 도입 취지와 지원 대상, 기존 수혜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유지하면서 개별 제도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정부가 구체적인 검토 대상과 판단 기준을 공개할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이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