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순회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가 압도적인 연승을 이어가자, 야권에서는 "내란당 해체"를 내건 정 후보의 강성 기조가 자칫 정당 해산심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상대인 박찬대 후보보다 강성 성향으로 분류되며, 특히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타협보다는 '심판'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정 후보는 지난 20일 "법사위원장 때처럼 통쾌하게, 효능감 있게, 시원하게 당 대표를 하겠다"며 "내란당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국회의 의결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가 가능하도록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내란당은 해체시켜야 한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러한 정 후보의 강성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충청권에 이어 영남권에서도 박 후보보다 약 25%p 더 많은 표를 주며 정 후보에게 압도적인 '당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정 후보의 '심판'과 '강성' 노선이 당원들에게 깊이 각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동안 '극단적인 시나리오' 정도로만 언급되던 정당해산 청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근 '윤어게인'의 핵심 인사인 전한길 씨 등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전당대회 출마 의사까지 밝히는 등 정당 해산심판의 명분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부총장은 "전한길 입당이 승인되면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와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사상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허용한 정당이 된다"며 "이렇게 되면 구제불능 국힘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주장은 힘을 더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전한길 주장대로 윤석열을 옹호하는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위헌정당 '빼박' 사유가 될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전한길 입당 불허와 같은 단호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는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이러한 우려에 동조하며 "앞으로 특검이 그 당 의원 수십 명을 소환할 것이고, 정청래가 민주당 대표가 되면 내란 동조당을 그대로 두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정당해산심판 청구하고, 국고보조금은 끊고, 패스트트랙 사건처럼 의원 수십 명이 기소되고, 김건희 국정농단이 특검 수사 결과 현실화하면 국민 분노를 감당할 수 있겠나, 그 당이 온존하겠냐"고 덧붙이며 강성 기조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정청래 후보의 연이은 승리와 그에 따른 야권의 불안감은 향후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 지형 전반에 걸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