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8)가 활약 중인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즌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9월 들어 전승을 기록하며 최근 11경기에서 10승을 쓸어 담는 등 가파른 상승세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치열한 타격전 끝에 10-8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멀티히트를 포함해 3출루 경기를 펼쳤던 이정후는 이날 휴식 차원에서 결장했으나, 팀은 막강한 화력을 뽐내며 4연승과 함께 콜로라도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기세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뜨겁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8월 24일 밀워키전 승리를 시작으로 최근 치른 11경기에서 무려 10승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이 기간 밀워키 브루어스, 시카고 컵스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을 상대로 연승을 거뒀고, 8월 말 6연승을 질주하기도 했다. 8월 31일 볼티모어에 패하며 잠시 숨을 골랐지만, 9월 시작과 동시에 다시 4연승을 내달리며 상승 기류를 이어갔다.
이러한 약진을 바탕으로 순위도 수직 상승했다. 시즌 71승 69패를 기록한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자리를 굳건히 하는 동시에,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최근 2연패에 빠진 신시내티 레즈(70승 70패)를 5위로 밀어내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와일드카드 3위 뉴욕 메츠(75승 65패)를 4경기 차로 맹추격하고 있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멀게만 보였던 가을야구가 이제는 현실적인 목표가 된 것이다.
연승 기간 부진했던 타선이 폭발한 것이 반등의 핵심 원동력이다. 최근 10경기에서 네 차례나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총 59점을 뽑아내며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4-5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6회초 맷 채프먼의 역전 3점 홈런 등 대거 5점을 뽑아내는 응집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뒤집었다.
샌프란시스코의 '9월의 기적'이 계속될지는 향후 2주간의 성적에 달려있다. 5일 휴식 후 6일부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 뒤, 9일부터는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4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3연전이 예정돼있다. 이 시리즈가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팀이 이 기세를 몰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면, 이정후 역시 빅리그 데뷔 첫해에 '가을야구'라는 꿈의 무대를 밟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