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국정농단" 특검팀의 칼끝에 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구속 여부가 오는 16일 결정된다.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며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은 만큼, 이제 권 의원의 신병 확보 여부는 오롯이 사법부의 판단에 달리게 됐다. 법조계와 정치권의 모든 시선이 서울중앙지법으로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는 16일 오후 2시,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심사 결과는 이르면 16일 밤늦게, 혹은 다음 날인 17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심사는 권 의원 개인의 정치적 명운은 물론, 특검 수사 전체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심문에서는 특검팀과 권 의원 측 변호인단 간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2022년 1월, 통일교 윤영호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중대하고,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방침이다. 또한, 사안의 민감성과 국민적 의혹을 고려할 때 구속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권 의원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변호인단은 해당 자금의 성격이 불법 정치자금이 아니며, 특검의 수사가 객관적 증거보다는 관련자의 허위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역 국회의원이자 공인으로서 도주의 우려가 없고, 국회의 동의를 거쳐 자진해서 심사에 출석하는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맞설 전망이다.
법원은 양측의 주장을 토대로 혐의의 소명 정도,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등 구속 사유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리게 된다. 만약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특검은 안정적인 신병 확보를 바탕으로 자금의 최종 사용처와 대가성 여부 등 윗선을 향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동력을 얻게 된다. 반면, 영장이 기각될 경우 특검 수사는 초반부터 큰 타격을 입게 되며, 권 의원과 여권은 '무리한 정치 탄압'이라는 역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16일 법원의 판단에 따라 대한민국 정국이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