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고조된 경계심리 속에서 하락세로 장을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79포인트(0.46%) 내린 3433.83에 개장하며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게 깔렸음을 시사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9원 하락한 1378.0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증시와는 다소 상반된 흐름을 보였으나, 변동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전일 마감한 뉴욕 증시가 FOMC 회의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인 점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시각 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약보합세로 마감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방향성이 엇갈렸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이 섣부른 베팅을 자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까지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번 FOMC를 통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의 상승분에 대한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FOMC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예상보다 매파적인(통화 긴축 선호) 신호가 나올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국내 증시에도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 출발한 것은 달러화가 FOMC 결과를 기다리며 전반적인 약세를 보인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시장의 불안 심리가 아직 폭발적인 수준은 아님을 방증한다. 그러나 장중 코스피의 낙폭이 확대되거나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시화될 경우, 환율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FOMC 회의 결과와 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기 전까지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