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행정 마비 사태가 주말을 지나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밤사이 우체국 금융 등 일부 서비스가 추가로 복구되었으나, "정부24"를 포함한 핵심 시스템 다수가 화재로 전소되어 완전 복구까지 최소 2주가 소요될 것이라는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월요일 업무를 시작하는 공공기관과 민원인들의 대혼란이 현실화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9일 0시 기준으로, 전체 중단 서비스 647개 중 우체국 금융 서비스, 행정안전부 디지털원패스, 119 다매체 신고시스템 등 39개 서비스가 복구 완료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화재 피해를 직접 보지 않은 데이터센터 2~4층의 항온항습기가 정상화되면서 해당 층의 서버를 재가동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체 마비 서비스의 약 6%에 불과한 수치로, 국민이 체감하는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문제는 화재의 직격탄을 맞은 5층 전산실의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5층에서 운영되던 96개의 서비스 시스템이 이번 화재로 완전히 소실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 등 대국민 민원 서비스의 핵심인 "정부24"를 비롯해 국민신문고, 국가법령정보센터, 공무원들의 내부 업무망인 "온나라시스템" 등 국가 운영에 필수적인 시스템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들 시스템의 복구를 위해 장비 재설치와 데이터 이전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최소 2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