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행정 마비 사태 속에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우려가 컸던 우편 시스템이 대부분 정상화됐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민 생활과 경제 활동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우선 복구한다는 원칙에 따라, 29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전국 우체국의 핵심 우편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중단되었던 우체국 창구를 통한 국내외 소포 및 우편물 접수 업무가 가능해졌다. 또한 인터넷우체국과 모바일 앱을 이용한 서비스 신청,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편물의 배달 및 실시간 종적 조회 서비스도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이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급증하는 소포 물량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모든 서비스가 복구된 것은 아니다. 미국행 국제특급우편(EMS)과 우체국 온라인 쇼핑몰, 기관 간 연계되는 전자우편 등의 일부 업무는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 더불어 착불소포나 고가의 물품을 위한 안심소포와 같은 특수 서비스 또한 당분간 이용이 제한된다. 우정사업본부는 남은 서비스들의 복구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편 서비스의 우선 복구는 다행스러운 소식이지만, "정부24"를 비롯한 핵심 행정 전산망은 여전히 마비 상태다. 이번 사태는 국가 시스템이 재난 상황에서 국민 생활의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적으로 복구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며,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