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대학의 사카구치 시몬 명예교수가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자 일본 전체가 환호와 축하의 물결에 휩싸였다. 지난해 평화상에 이어 2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자, 일본 언론들은 이 소식을 긴급 타전하고 호외를 발행하는 등 온종일 축제 분위기를 전하며 기초과학 강국의 저력을 과시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발표가 나온 직후인 6일 저녁, 교도통신을 시작으로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NHK 등 일본의 모든 주요 언론은 온라인판 톱뉴스로 사카구치 교수의 수상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요미우리와 아사히 신문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호외를 인쇄하여 도쿄 시내 등 주요 거점에서 시민들에게 배포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알렸다. 각 방송사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특보 체제로 전환해 사카구치 교수의 연구 업적과 생애를 집중 조명했다.
언론들은 이번 수상으로 일본 국적 및 출신 수상자가 통산 30명(개인 29명, 단체 1곳)을 기록했으며, 생리의학 분야에서는 2018년 혼조 다스쿠 교수에 이어 통산 6번째 수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949년 유카와 히데키 박사가 일본인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래, 꾸준히 세계적 석학을 배출해 온 일본 과학계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오사카대학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일본 사회의 높은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수많은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사카구치 교수는 "상을 받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기초 연구가 실제 치료나 예방으로 이어지는 만큼, 암과 같은 난치병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회견 도중에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전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인 개인으로는 29번째 수상"이라며 "세계에 자랑할 만한 훌륭한 연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격려했다.
일본 언론들은 사카구치 교수가 걸어온 연구 여정에도 주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면역의 폭주를 막는 세포의 발견이 최고의 영예로 이어졌다"고 평가하며, "그가 학계의 주류에서 벗어난 외로운 길을 걸으면서도 지식 탐구라는 과학자의 본분을 잃지 않고 연구에 매진해 온 뚝심이 이룬 쾌거"라고 분석했다. 주류 학설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작된 그의 연구가 결국 인류의 건강에 기여하는 위대한 발견으로 이어진 점을 높이 산 것이다.
사카구치 교수의 고향과 동문 사회 등 일본 전역에서도 축하가 잇따랐다. 일본 국민들은 자국 학자의 수상을 자랑스러워하며, 이번 쾌거가 미래 세대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