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핵심 인물로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연차를 내고 휴가에 들어갔다. 백 경정은 “수사 의지가 없는 검찰과는 함께할 수 없다”며 사실상 수사팀 참여를 거부했다.
백 경정은 15일 “현재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팀에는 실질적인 수사 인력이 5명뿐이며, 영장 신청도 기존 합수팀을 통해야 하는 구조라 대통령의 지시처럼 ‘철저한 수사’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대로는 징계성 파견이나 다름없다”며 “그럴 바엔 외출이나 출장을 내거나, 차라리 연가를 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수사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정한 25명의 별도 수사 인력을 구성하고, 영장 신청 역시 서울동부지검이 아닌 다른 기관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백 경정은 특히 수사 책임자인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임 지검장이 자신에게 ‘마약 게이트가 아닌 일반 마약 수사를 맡아보라’고 제안했다”며 “사건의 본질을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수사할 생각이 전혀 없어 손절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백해룡 경정을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에 직접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백 경정은 이튿날 “현재 합수팀은 불법적 구성”이라며 대통령 지시 이행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대해 서울동부지검은 “백 경정이 자신이 피해자로 고발된 사건의 수사에 참여하는 것은 셀프 수사에 해당한다”며 “피해자 신분으로 참고인 조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백 경정은 이에 대해 “검찰이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 고약하다”고 반박하며, “검찰이 본질을 감추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대통령의 수사 지시에도 불구하고,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은 검경 내부 갈등과 불신 속에 수사 진척이 멈춰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