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국제 무역 협상의 완료를 통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감소한 국내 대기업들이 일제히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나섰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한화 등 주요 그룹들이 공언한 투자 규모는 향후 수년 간 수백조 원대에 달하며,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본 투입으로 평가받는다. 기업들은 미래 첨단 산업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하고 대규모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제시하며,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질서 속에서 국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산업계의 맏형 격인 삼성은 이번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를 위축 없이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속적인 투자 확대와 더불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전념할 것이며,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과의 상생하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며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뜻을 명확히 했다. 또한 SK그룹 역시 국내 투자 및 고용을 한층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을 천명하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특히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분야의 초격차 확보를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지속할 방침임을 재차 확인하며, 그룹의 장기적이고 거대한 투자 계획을 강조했다.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가속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국내에 125조 2천억 원을 투자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계획을 내놓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 중 50조 5천억 원을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할당하고, 모빌리티 연구개발에 38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첨단 기술 기반으로 혁신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정의선 회장은 나아가 "미국 관세 15%로 인한 수출 감소 및 국내 생산 위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부품 협력사들이 부담하는 대미 관세를 소급 지원할 예정"이라고 부연하며,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생산 기반 방어 의지를 피력하였다.
LG그룹은 5년간 총 100조 원의 국내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60조 원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기술 개발과 생산 시설 확장에 투입하겠다는 세부 계획을 밝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체 국내 투자금액의 60%를 소부장 기술 개발 및 확장에 투입해 협력사들과의 경쟁력을 함께 높일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 속에서 핵심 기술의 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국내 중소 협력사들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무역 협상에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전략적 역할을 수행했던 한화그룹은 미국 투자와 별개로 국내 투자에도 집중할 것임을 공언했다.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은 "선박 가격의 약 40%가 국내에서 공급되는 선순환 사례를 창출하여 국내 조선 기자재 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옥포조선소 확장 등을 통해 글로벌 잠수함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을 내세웠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대규모 국내 투자 공약은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