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향후 5년(2026~2030년)간 국내 연구개발(R&D)과 시설에 총 45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대규모 계획을 16일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래 성장 동력인 반도체, 인공지능(AI), 차세대 배터리 등 핵심 분야에서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동시에 지역 균형 발전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전방위적 투자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통해 반도체 생산 핵심 거점인 평택캠퍼스 2단지의 5라인(P5)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새롭게 조성되는 5라인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며, 이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중장기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삼성SDS는 국가 AI 컴퓨팅센터 건립을 위한 SPC(특수목적회사) 컨소시엄의 주사업자로서 전남 지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 데이터센터는 2028년까지 1만 5천 장 규모의 GPU를 확보하여 학계,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11월 초 인수를 완료한 플랙트그룹(FlaktGroup)의 한국 생산라인 건립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집중 공략하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비수도권 투자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미래 산업인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공고히 한다. 삼성SDI는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의 국내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울산 사업장이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