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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개발에 제동...사업 중지 및 세계유산영향평가 의무화 요구

김태수 기자 | 입력 25-11-17 23:19



유네스코(UNESCO)가 서울 도심 내 세계유산 보존을 둘러싼 논란에 직접 개입하며 서울시와 한국 정부에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네스코는 17일, 허민 국가유산청장을 통해 공개된 공식 문서를 통해 종묘(宗廟)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이 시행될 경우 세계유산인 종묘의 역사적 가치와 경관이 훼손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도심 재개발과 문화유산 보존 간의 갈등이 국제적 이슈로 확대되었음을 의미하며, 서울시와 사업 시행자에게 상당한 행정적,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명의로 국가유산청에 전달된 이 문건의 핵심 요구사항은 두 가지다. 첫째, 세운4구역 개발로 인한 종묘의 훼손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반드시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유네스코 측은 세계유산센터와 자문기구의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서울시가 해당 재개발 사업의 승인을 중지해 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이 문서는 지난 15일 국가유산청에 접수되었고, 유산청은 이를 즉시 서울시에 발송함으로써 유네스코의 공식 권고를 행정적으로 전달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종묘는 조선 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사당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문제는 종묘의 바로 앞에 위치한 세운4구역이 고층 빌딩 건립을 골자로 하는 재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유산청과 시민단체들은 이 개발이 종묘의 역사적 경관(Visual Integrity)과 주변 환경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심각하게 해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번 유네스코의 공식 개입은 그동안 국내에서 제기되었던 경관 훼손 우려에 국제적인 공신력과 강제력을 더했다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더한다.

서울시는 현재 유네스코의 권고와 도시 재정비 사업의 추진이라는 이중적 딜레마에 놓였다.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당사국인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유네스코의 권고를 준수할 의무를 지니지만, 동시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및 도시계획의 연속성을 보장해야 하는 책임을 안고 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서울시에 유네스코의 권고를 바탕으로 종묘의 유산적 가치를 보존하는 한편, 재개발에 따른 주민 불편을 해소할 현실적 해법을 도모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결국 서울시는 유네스코의 사업 중지 요구를 수용하여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거나,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사업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다. 유네스코의 최종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개발 사업은 불가피하게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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