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간밤 미국 기술주를 강타한 구글발(發) 인공지능(AI) 호재에도 불구하고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3,850선에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어제보다 0.3% 오른 3,857.78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만 하더라도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3,946선까지 2% 넘게 급등했으나, 외국인 매수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기관 투자자들이 순매도에 나서면서 오름폭이 크게 제한되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는 구글이 공개한 인공지능 서비스 '제미나이 3.0'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더불어 금리 인하 전망이 높아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 넘게 급등했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대형 기술주의 강세는 한국 증시, 특히 정보기술(IT) 및 반도체 관련 종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 규모가 1,000억 원 수준에 그쳤고,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 동력이 약화되었다.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는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닥 지수는 어제보다 0.05% 내린 856.03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 AI 기술주 강세가 국내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으로의 온전한 수급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어제보다 4.7원 내린 1,472.4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연일 상승하며 1,500원대 진입 우려를 키웠던 환율이 소폭 하락하며 시장의 부담을 일부 덜어냈다. 환율 하락은 수입 물가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전반적인 증시의 상승 탄력이 약화된 점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는 가운데,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수급 전환과 외국인 투자자의 추가 매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