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여야 간사가 자료 제출 부실 논란으로 파행을 빚었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오는 1월 23일 열기로 최종 합의했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민의힘 박수영 간사와 협의를 거쳐 내일 오전 10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이 후보자 측이 그간 야당이 요구해온 핵심 검증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면서 극적으로 성사됐다.
당초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지난 19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야당인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측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극히 미흡하다며 안건 상정 자체를 거부해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야당은 이 후보자가 요청 자료의 15% 수준만 제출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 후보자는 국회 본관에서 밤늦게까지 대기하며 "낼 수 있는 자료는 다 냈으며 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맞서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 대한 갑질 및 폭언 의혹, 장남의 위장 미혼 의혹을 통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부정 당첨 논란, 그리고 남편의 인천 영종도 땅 투기 의혹 등이다. 야당은 이러한 의혹들이 이재명 정부가 표방해온 공정과 정의의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하며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하면서도 "의혹 중 일부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본인의 해명을 들어보는 것이 공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가 과거 보수 정당에서 다섯 차례 공천을 받고 3선 의원을 지낸 점을 언급하며, 현재 보수 진영의 공격을 "배신자에 대한 처단 방식"이라고 표현해 야권의 반발에 불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경제학 박사이자 KDI 연구원 출신의 정책 전문가로, 신설되는 기획예산처의 수장으로서 적임자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보수 진영 출신 인사를 기용한 파격적인 '탕평 인사'라는 점이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번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를 넘어, 현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를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내일 열리는 인사청문회는 이 후보자가 직접 등판해 자신을 향한 각종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답변을 내놓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여야가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며칠간 팽팽한 대치를 이어온 만큼, 실제 청문회 현장에서도 자료의 신빙성과 추가 의혹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