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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양승태 '사법농단' 2심 징역형 집유…1심 전원 무죄 뒤집혔다

강동욱 기자 | 입력 26-01-30 15:32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되어 1심에서 47개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9년 기소 이후 약 7년 만에 나온 사법부 수장에 대한 첫 유죄 판단이다.

서울고법 형사14-1부(부장 박혜선)는 30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병대 전 대법관 역시 1심 무죄를 뒤집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으나,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가 유지됐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특정 재판에 개입하거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행위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상고법원 도입 등 사법부의 역점 사업을 위해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하거나, 이른바 '물의 야기 법관' 명단을 작성해 인사 처분을 내린 과정에서 직권남용의 성립 범위를 1심보다 넓게 해석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재판 개입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 이를 검토하게 한 것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사법행정권의 범위를 좁게 해석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의 포괄적 권한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하급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한 구체적 정황이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 내내 "검찰이 진실과 법리를 외면하고 응징만을 목적으로 기소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이날 선고 공판에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부의 유죄 판결이 내려지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으며, 선고 직후 법원을 빠져나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1심의 '전부 무죄' 결론을 뒤집고 사법부 수뇌부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7년째 이어져 온 사법농단 의혹 수사와 재판은 결국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마침표를 찍게 될 전망이다.

사법부 안팎에서는 최고 법원이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낸 이번 판결을 두고 재판의 독립성 가치를 재확인했다는 평가와 함께, 명확한 직권남용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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