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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700선 안착 시도…중동 전쟁 위기·미 사모펀드 악재 뚫고 사상 최고치

정한영 기자 | 입력 26-02-20 10:21



국내 증시가 미국발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64포인트(0.35%) 오른 5696.89로 개장한 뒤, 장 초반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5720선을 넘어서는 등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상승은 전날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가열됐던 시장 분위기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특히 삼성전자가 '19만 전자' 돌파를 가시권에 두며 지수 상단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코스닥 역시 개장 직후 1161.40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외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다. 간밤 뉴욕 증시는 중동 지역의 전면전 위기와 금융 시스템 불안 우려가 겹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며 국제 유가가 들썩였고, 이는 곧바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 대형 사모신용 투자사인 블루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의 펀드 환매 중단 소식이 금융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블루아울은 IT 및 인공지능(AI) 업종 사모대출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곳으로, 이번 환매 중단 결정은 AI 산업의 수익성 의구심과 사모대출 시장의 건전성 논란을 동시에 촉발시켰다.

불안한 대외 심리는 환율 시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5원 오른 1,451.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진 결과다. 고환율은 통상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지만,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이를 상쇄하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이중고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에너지 공급망 위기로 번질 경우, 수출 중심인 국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재 객장에서는 사상 최고치 돌파에 따른 환호와 대외 악재에 대한 경계심이 뒤섞여 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작용하며 추격 매수가 이어지고 있으나, 기관들은 블루아울 사태가 국내 금융권에 미칠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며 포트폴리오 재점검에 들어갔다.

결국 오늘 장의 향방은 외국인이 고환율 부담을 뚫고 순매수 기조를 끝까지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동의 포성이 실제로 울릴지, 혹은 외교적 해결책이 제시될지에 따라 국내 증시의 5700선 안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화려한 겉모습 뒤에 중동 전쟁 위기와 미 금융권 불안이라는 뇌관이 잠복해 있어,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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