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소재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입소자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시설장 김 모(63) 씨가 19일 구속됐다. 지난해 2월 피해자가 성폭력 사실을 외부에 알린 지 약 1년 만에 가해자의 신병이 확보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생활지도 등을 빌미로 여성 장애인들에게 강제로 성관계를 맺거나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 등)를 받는다.
그간 혐의를 전면 부인해 온 김 씨는 법정에서 경찰이 확보한 결정적 증거들 앞에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산부인과 진료 기록과 함께 김 씨가 시설 내에서 입소자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법원에 제출했다. 물증이 제시되자 김 씨는 성폭행 혐의는 여전히 부인하면서도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는 최소 6명 이상인 것으로 특정됐다. 경찰은 지난 10개월간의 수사 과정에서 시설 종사자 전원과 입·퇴소자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였으며, 약 70명 규모의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사안의 엄중함을 다뤄왔다. 특히 시설 측이 매년 약 10억 원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온 만큼, 보조금과 장애인 수당 유용 여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사건은 중증장애인 시설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벌어진 범죄라는 점에서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영장 심사에 앞서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과 시설 폐쇄,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조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함께 입건된 시설 종사자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이날 기각됐다. 법원은 A 씨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객관적 증거가 대부분 수집된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구속된 김 씨를 상대로 추가 여죄를 집중 추궁하는 한편, 시설 내 다른 종사자들의 묵인이나 공모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인천판 도가니'로 불리는 이번 사건의 실체가 가해자 구속으로 본격적인 사법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시설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 부실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관할 지자체인 강화군과 인천시의 책임론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