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본원에서 열린 2026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과학기술 인재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연구개발(R&D) 예산의 안정적인 지원과 이공계 지원책 강화를 약속하며 과학기술 중심의 국가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3,334명의 졸업생을 향해 "인공지능 혁명부터 에너지 대전환까지 거대 문명사적 변곡점 위에 서 있다"며 "과학기술이 국가 운명을 결정짓는 글로벌 경쟁의 파고 앞에서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희망과 포부에 대한민국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단한 이공계 안전망을 구축해 적어도 돈이 없어서 연구를 멈추는 일은 결코 없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 시절 단행된 R&D 예산 삭감을 언급하며, 무너진 연구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정부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연구 과정에서 흘리는 모든 땀방울이 가치 있는 자산으로 평가받도록 연구 시스템을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국가 R&D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와 지속 가능한 투자 확대를 공언했다.
이날 행사장 분위기는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벌어졌던 이른바 '입틀막 사건' 당시와 대조를 이뤘다.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 참석 당시 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던 졸업생이 강제 퇴장당하며 논란이 됐던 것과 달리, 이번 수여식에서는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비교적 자유로운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축사 중 카이스트에 신설된 AI 대학원이 대한민국을 글로벌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AI의 혜택이 사회 전반에 골고루 확산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학위수여식에는 강훈식 비서실장을 비롯한 주요 참모진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학부모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를 마친 뒤 졸업생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여러분이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될 차례"라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번 카이스트 방문은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자주국방'과 '과학기술 강국'이라는 국정 기조를 현장에서 직접 관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발표된 메시지를 바탕으로 조만간 구체적인 이공계 처우 개선 및 연구비 지원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