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1년 이내에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이 전날부터 시작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국회법에 따라 24시간 만에 종료됐으며, 이어진 표결에서 야당 단독 찬성으로 법안이 가결됐다.
이번 개정안은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불문하고 모든 기업이 새롭게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안에 태워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 시행 전 이미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에 대해서는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어 소각을 완료하도록 규정했다. 자사주가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나 '자사주 마법'에 악용되는 것을 막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본회의장 주변에서는 여야 의원들 간의 고성이 오가며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 직전 회의장에서 퇴장하며 야당의 일방적인 입법 추진에 항의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필수적 조치라며 표결을 강행했다. 법안 통과 직후 의장석 주변에는 여야 보좌진과 관계자들이 몰려 혼잡한 양상을 보였다.
경제계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위축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신규 취득 자사주뿐만 아니라 기존 보유분까지 소각을 강제하는 것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들이 적대적 M&A 위협에 노출될 경우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개정안에는 경영상 필요나 임직원 보상 등 특수한 목적이 있을 경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보유 기간을 연장하거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 또한 통신·방산 기업 등 외국인 지분 제한을 받는 업종에 대해서는 3년의 소각 유예 기간을 두는 보완책도 담겼다.
민주당은 이번 상법 개정안 처리를 시작으로 법 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이른바 '사법개혁 3법'도 매일 하나씩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매 법안마다 필리버스터로 맞서겠다는 입장이어서 국회의 입법 전쟁은 이번 주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해당 법안이 공포될 경우 발생할 시장의 혼란과 기업들의 대응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주식 시장에 유통 물량을 줄여 단기적인 주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기업의 현금 흐름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