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세종의사당 조기 건립을 위해 관계 부처와 적극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수차례 반복돼 온 ‘세종 완성’ 약속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관건은 선언이 아니라 속도, 구호가 아니라 실행이다.
세종시는 애초 행정수도 구상의 상징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회가 서울에 남아 있는 한, 세종은 ‘행정중심’이라는 이름표에 갇혀 있었다.
대통령 집무 기능과 국회 기능 일부를 세종으로 옮기는 문제는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다. 대한민국 권력 구조의 동선을 바꾸는 일이다. 그만큼 정치적 부담도, 이해관계의 충돌도 만만치 않다.
김 총리가 ‘협업’을 강조한 대목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국토교통부의 부지·설계, 행정안전부의 조직 개편, 국회의 결단까지 맞물려야 한다. 한두 부처의 의지로 밀어붙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더구나 수도권 이해와 충청권 기대가 교차하는 민감한 사안이다. 자칫 정략의 프레임에 갇히면 속도는 다시 늦춰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시간이다. 이미 수년째 논의만 무성했다. 설계 공모, 예타 면제, 단계적 이전안 등 수많은 로드맵이 제시됐지만, 국민이 체감한 변화는 크지 않았다. ‘조기 건립’이 공허한 수사가 되지 않으려면
분기별 일정과 예산 집행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공정률로 말하고, 착공 시점으로 증명해야 한다.
행정 효율성 논란도 정면 돌파해야 한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이원화 구조가 오히려 비효율을 키운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통령 집무 기능 일부라도 상시화하지 않으면 출장 정치, 화상 정치의 한계는 반복된다. 세종집무실은 상징이 아니라 상시 집무의 실질을 담보해야 한다.
정치는 결국 책임의 예술이다. 김 총리가 이번 사안을 ‘국가 균형발전의 마지막 퍼즐’로 규정한다면, 그에 걸맞은 정치적 결기를 보여야 한다. 이해 조정에 머물지 말고,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세종 완성은 특정 지역의 숙원이 아니라,
국가 운영 시스템의 재설계 문제다.
국민은 더 이상 청사진을 기다리지 않는다. 삽을 뜨는 장면, 구조물이 올라가는 속도, 그리고 실제로 회의가 열리는 공간을 보고 싶어 한다.
이번엔 다를까. 김 총리의 협업이 ‘또
하나의 약속’으로 남을지, ‘행정수도 완성의 전환점’으로 기록될지는 오직 실행이 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