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7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 민주운동기념회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의 사법 불신 사태의 출발점은 조 대법원장이 자초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조희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역설적으로 사법개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본인의 가정을 전제로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대법원장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직접 정조준했다.
발언의 배경에는 최근 야당 주도로 통과된 법왜곡죄 등 사법부를 겨냥한 개혁 입법과 이에 대한 법조계의 반발 등 정국 상황이 맞물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 대표는 국민의 신뢰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거취를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성 메시지를 던졌다.
민주당 지도부가 대구 현장에서 대법원장의 사퇴를 거론한 것은 사법개혁에 대한 대국민 여론전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지도부 인사들도 사법부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정 대표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대법원 측은 제1야당 대표의 사퇴 요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넘어 사법부 수장의 거취까지 직접 언급하는 상황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번 발언은 향후 법왜곡죄 시행과 대법원장의 거부권 정국 속에서 사법권 독립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의 극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야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조 대법원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할지 여부가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사법부 수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 전면으로 부상하면서, 입법과 사법의 충돌 양상은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