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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나프타 조달 불능" 중동발 원료난에 공급 불가항력 선언

강호식 기자 | 입력 26-03-08 10:00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시설인 여천NCC가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원료 수급 차질을 이유로 고객사에 제품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여천NCC는 지난 4일 주요 고객사에 보낸 서한에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해 3월 인도 예정이던 나프타 도입이 지연되는 등 원자재 조달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으로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책임을 면제받는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에 해당한다. 이란을 향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흐름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중동발 나프타 수입 경로가 완전히 차단된 결과다.

석유화학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일 기업의 문제를 넘어 산업 전반의 생산 중단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이는데, 공급망의 핵심인 중동 노선이 봉쇄될 경우 대체 물량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 라인이 멈춰 설 경우 자동차, 가전, 건설 등 후방 산업 전반에 걸친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여수 산업단지 내 유관 기업들은 비상 수급 대책 회의를 열고 재고 물량 파악과 수입선 다변화 방안을 논의 중이나 구체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는 원료 반입이 끊긴 상황에서 기존 비축분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료 가격 급등과 물류비 상승이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중이다.

정부와 관련 협회는 중동 사태 장기화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수급 안정화 대책 마련에 들어갔으나 해상 봉쇄라는 물리적 변수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여천NCC의 공급 중단 선언이 국내 석유화학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지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동발 원료 수급 마비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제조업 공급망 전반에 걸친 기초 소재 고갈 위기 대응은 시급한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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