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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300회 넘는 '의료 쇼핑' 진료비 90% 본인 부담 추진

이수경 기자 | 입력 26-04-04 17:44



보건복지부는 3일 외래 진료 이용 횟수가 연간 300회를 초과하는 환자에게 진료비 본인부담률을 90%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행 365회 초과 시 적용되던 과다 이용 기준을 300회로 낮추고, 적용 방식도 초과분만이 아닌 연간 전체 진료비를 기준으로 재설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개정안은 무분별한 의료 이용을 억제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복지부가 공개한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병원 외래 진료를 300번 이상 받는 환자는 사실상 그해 발생한 진료비 대부분을 스스로 지불해야 한다. 기존에는 365회를 넘긴 시점부터 발생하는 진료비에 대해서만 높은 본인부담률을 적용했으나, 기준 횟수 자체를 강화하고 페널티의 강도를 높였다. 다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희귀질환이나 만성질환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 조항을 두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정부는 실효성 있는 관리를 위해 요양급여내역 실시간 확인 시스템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운영을 맡게 될 이 시스템은 개별 환자의 누적 진료 횟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의료기관이 진료 단계에서 해당 환자의 이용 횟수를 즉각 파악할 수 있도록 하여 현장에서의 과잉 진료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행정 절차와 보험료 납부 방식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매년 4월 실시하는 직장인 건강보험료 연말정산을 위해 사업주가 공단에 보수 정보를 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기존 3월 10일에서 3월 31일로 21일 연장된다. 기업 실무자들의 업무 집중도를 분산하고 제출 자료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행정적 보완책이다.

추가 보험료 납부에 따른 직장인들의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는 대책도 포함됐다. 기존에는 연말정산 결과 추가로 내야 할 보험료가 당월 보험료보다 많을 때만 분할 납부를 신청할 수 있었다. 개정안은 이 기준을 월별 보험료 하한액 수준으로 대폭 낮춰, 적은 금액의 추가 보험료라도 가입자가 원할 경우 나눠 낼 수 있도록 문턱을 허물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입법 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행정 절차 간소화와 분할 납부 확대 등은 법안 공포와 동시에 시행되지만,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외래 진료 횟수 관리와 본인부담금 강화 조치는 올해 12월 24일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이번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일선 의료 현장에서의 진료 횟수 산정 방식과 예외 환자 분류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본인부담금 90%라는 강력한 제재 수단이 실제 의료 이용 행태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시스템 가동 이후의 통계 수치에 따라 입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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