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가 코로나19 백신 관리 부실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한 시민단체가 백신 내 이물질 발견 사실을 은폐하고 접종을 강행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지난 2일 고발인 측 관계자를 불러 조사를 마쳤다. 고발의 핵심은 지난 2월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다. 당시 감사원은 팬데믹 기간 중 백신 1285건에서 곰팡이와 머리카락 등 이물질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시민단체는 정부가 해당 결함을 인지하고도 국민들에게 안전하다고 속이며 접종을 이어갔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현장 취재 결과 시민단체 측은 곰팡이 등 이물질이 발견된 백신의 구체적인 증거가 드러난 만큼 당시 국정 책임자와 방역 수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정부가 안전하지 않은 백신을 안전하다고 홍보하며 접종을 독려한 행위가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질병관리청은 이물질 신고가 접수된 백신이 실제 접종에 활용된 사례는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신고 즉시 해당 물량을 격리 조치하고 보관했으며 통상적인 방역 절차에 따라 관리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과 기저질환 간의 인과관계 규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이물질 논란이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모양새다.
문 전 대통령과 정 장관에 대한 수사는 자료 분석 단계에 진입했다. 경찰은 감사원 자료와 질병청의 백신 폐기·격리 기록을 대조하며 실제 오염된 백신이 유통됐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의적인 은폐나 묵인이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당시 방역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 등 관련 단체들은 이번 수사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압수물과 관련 서류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문 전 대통령과 정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 또는 서면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직 대통령이 방역 행정 실책과 관련해 수사 선상에 오른 만큼 향후 수사 범위와 강도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