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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이정후, 코리안 나이트서 멀티히트 앞세워 팀 연패 끊어

정기용 기자 | 입력 26-05-09 16:4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현지 한인 팬들이 운집한 특별한 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5월 들어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던 이정후는 이날 안타 2개를 추가하며 시즌 타율을 0.270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이정후의 올 시즌 12번째 멀티 히트 기록이다.
경기 전부터 오라클 파크 인근은 구단이 지정한 한국 문화유산의 밤 행사를 즐기려는 팬들로 붐볐다. 경기장 곳곳에서는 한국 전통 공연이 펼쳐졌고, 전광판에는 한글 이름이 적힌 선수들의 프로필이 띄워졌다.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의 공을 공략했으나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는 직선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타구 속도와 궤적은 앞선 경기들보다 훨씬 날카로웠다.
본격적인 안타는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1대 1로 맞선 3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피츠버그 투수의 변화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안타로 샌프란시스코는 1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후속 타자 루이스 아라에스의 병살타가 나오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정후는 5회말 2사 주자 없는 세 번째 타석에서도 좌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안타를 쳐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비록 후속 타선이 침묵하며 득점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하락세였던 타격감을 회복했음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수비에서도 집중력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6회초 수비 당시 이정후는 우측 방면으로 높게 뜬 파울 타구를 잡기 위해 관중석 그물 앞까지 전력 질주했다. 이정후는 타구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마지막 순간 그물 바로 앞에서 공을 낚아채며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관중석의 팬들과 충돌할 뻔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으나 이정후는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내야를 향해 공을 던졌다. 현장을 찾은 한인 팬들은 이정후의 호수비가 나올 때마다 기립 박수를 보내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경기는 7회말에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2대 1로 근소하게 앞서던 샌프란시스코는 7회 공격에서 집중타를 퍼부어 3점을 보탰다. 이정후는 7회말 만루 찬스에서 네 번째 타석을 맞이했으나 2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직선타로 아쉽게 타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피츠버그는 경기 후반 추격에 나섰지만 샌프란시스코 불펜진을 공략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최종 스코어 5대 2로 승리하며 최근 이어지던 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날 이정후의 활약은 5월 들어 22타수 2안타에 그치며 고전하던 흐름을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한국 문화의 밤 기념품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팬들 앞에서 기록한 안타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현지 중계진은 이정후가 타격 자세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며 공을 끝까지 지켜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후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외야에서 동료들과 소통하며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경기에 임했다.
이번 경기 승리로 샌프란시스코는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이정후가 기록한 12개의 멀티 히트가 팀의 지속적인 승리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중심 타선과의 연계가 과제로 남았다. 특히 득점권 상황에서 상위 타선의 출루가 점수로 이어지지 못하는 빈공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 향후 라인업 구성과 타순 전략을 둘러싼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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