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 7천724명 가운데 3명 중 1명꼴로 전과 기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자 전과 기록을 전수 분석한 결과, 후보자 전과율은 7회 지방선거 당시 38.2%를 기록한 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별로는 무소속 후보의 전과율이 5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진보당 46.5%, 국민의힘 33.4%, 더불어민주당 29.5% 순이었다. 정당 공천을 받지 않았거나 공천 과정에서 걸러진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무소속 후보군의 전과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과 기록이 가장 많은 후보는 인천 강화군의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김병연 후보였다. 김 후보는 상해,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폭행, 사기 등 모두 15건의 전과를 신고했다. 그는 보도진에게 전과 기록만으로 나쁜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봉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과 14건으로 최다 전과 후보였던 무소속 강해복 부산시의원 후보도 다시 출마했다. 강 후보는 봉사활동과 지역 활동을 해왔다는 점을 내세웠다. 두 후보 모두 전과 사실 자체는 선관위 후보자 정보에 공개돼 있으며, 최종 판단은 유권자의 선택으로 넘어간 상태다.
전과 후보들의 범죄 유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음주운전이었다. 전과 후보만 따로 분석했을 때 음주운전 관련 전과는 40.1%를 차지했다. 전과 후보 10명 중 4명꼴이다. 특히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후보가 76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24명은 현직 의원이었다.
성 비위 전과를 가진 후보도 6명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무소속이었다. 논란 이후 정당을 떠났거나 공천을 받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 거창군의원 선거에 출마한 임채옥 후보는 특수강제추행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경북 성주군의원 선거에 나선 여노연 후보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문제는 전과 기록이 후보 등록 단계에서 공개되더라도 출마 자체를 막는 기준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이면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그러나 음주운전 등 일반 형사범죄는 벌금형만으로는 출마가 제한되지 않는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출마할 수 있다.
임기 중 형사처분을 받고도 다시 선거에 나선 사례도 있었다. 지난 지방선거 당선자 가운데 44명은 임기 중 형사처분을 받은 뒤 이번 선거에 재출마했다.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당선 이후의 행적과 임기 중 법 위반 여부까지 후보 검증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후보자 전과 공개 제도는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운영된다. 다만 공개된 정보가 투표 판단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유권자의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후보자 전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후보자 정보 공개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범죄명과 처분 결과, 처분 시점이 함께 공개되기 때문에 단순 전과 건수뿐 아니라 범죄의 성격과 시기까지 살펴볼 수 있다.
이번 분석은 지방선거 후보 검증의 초점이 공약과 정당 구도에만 머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후보 자격을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음주운전과 성 비위, 폭력 범죄처럼 공직 수행의 신뢰와 직접 맞닿는 사안은 유권자가 따져봐야 할 핵심 정보다. 지방선거가 생활 정치의 대표자를 뽑는 절차라면, 후보자의 과거 기록을 어디까지 공직 적합성 판단에 반영할 것인지는 이번 선거에서도 남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