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7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한다.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 불안이 이어지고 석유류 가격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면서, 현행 인하율을 유지해 유류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조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6월 이후 유류세 운용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휘발유 15%, 경유 25%의 유류세 인하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인하 조치 종료 시점은 5월 말에서 7월 말로 늦춰졌다.
이번 결정으로 리터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낮아진 수준을 유지한다.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낮아진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는 산업용 수요가 많은 경유에 더 높은 인하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류세는 정유사가 석유제품을 출고할 때 먼저 납부하는 세금이다. 정부가 세율을 낮추면 정유사 출고 단계의 세 부담이 줄어 소비자 가격 상승을 일부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유류세 인하 연장은 단기 물가 대응 수단으로 쓰인다.
정부는 지난 3월 중동 전쟁 이후 유가가 급등하자 휘발유와 경유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고 운영 기간을 5월 말까지 연장했다. 휘발유 인하율은 기존 7%에서 15%로, 경유 인하율은 10%에서 25%로 커졌다. 이번 조치는 당시 확대된 인하 폭을 2개월 더 유지하는 내용이다.
물가 흐름도 연장 결정의 배경이 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했고, 석유류 가격은 21.9% 올랐다. 석유류 가격 상승은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석유류가 교통비와 물류비, 생활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당분간 인하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추가 연장 가능성도 남아 있다. 재정경제부는 국제유가 흐름, 석유류 소비량 추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류세 인하 종료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구체적인 종료 시점을 두고 부처 간 본격 논의가 이뤄지는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는 물가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세수 감소를 동반한다. 정부가 인하 조치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유가가 안정될 경우 단계적 정상화 논의도 다시 제기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변동성이 남아 있어 7월 말까지 현행 인하율을 유지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이 정해졌다.
정부는 7월 말까지 휘발유와 경유 유류세 인하 조치를 유지하고,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류 가격 흐름을 점검한다. 이후 유류세 운용 방향은 물가 상황과 재정 여건을 반영해 다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