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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78년 만에 사라진다…형사소송법 개정이 마지막 뇌관

김태수 기자 | 입력 26-05-31 10:41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형사·사법 제도의 틀이 크게 바뀌고 있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출범한 검찰청은 오는 10월 공소청으로 전환될 예정이고, 주요 범죄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맡는 구조로 재편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검찰개혁 구상이 입법 단계를 지나 실제 운용 단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검찰청 폐지다. 정부조직법 개정과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 제정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검찰은 수사기관이 아닌 기소·공소유지 중심 기관으로 바뀐다. 공소청 검사는 영장 청구와 기소, 공소유지를 맡고, 권력형 부패범죄와 대규모 경제범죄 등 주요 사건 수사는 중수청으로 넘어간다. 제도 개편의 방향은 정해졌지만, 실제 사건 처리 흐름을 어떻게 설계할지는 아직 남은 과제다.

마지막 쟁점은 형사소송법 개정이다.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인정할지,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까지 모두 공소청에 넘기는 전건송치 제도를 다시 도입할지가 핵심이다. 보완수사권을 남기면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이 약해진다는 비판이 나오고, 이를 없애면 부실 수사나 불송치 사건을 통제할 장치가 약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검찰 내부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사실상 마지막 승부처로 보고 있다. 전국 고검장과 검사장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전건송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기관이 불송치 권한까지 갖게 되면 기소 여부에 대한 1차 판단을 수사기관이 쥐게 되는 만큼, 수사와 기소 분리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남기면 새 제도의 취지가 흐려진다는 시각도 있다. 경찰과 중수청이 수사를 담당하고 공소청이 기소를 맡는 구조를 분명히 해야 수사권 남용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 쟁점은 수사권을 얼마나 떼어낼 것인가가 아니라, 떼어낸 뒤 사건 통제와 피해자 권리구제를 어떤 방식으로 보장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10월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 준비도 빠듯하다. 중수청은 기존 검찰의 직접수사 역량을 어느 정도 이어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금융·증권범죄, 대형 부패범죄, 조직적 경제범죄 수사는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다. 인력 배치, 사건 이첩 기준,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공수처 사이의 역할 분담,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 절차까지 정리해야 할 사안이 많다.

사법부를 둘러싼 변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재판소원,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을 담은 사법개혁 3법은 대법원의 권한을 분산하고 사법 판단에 대한 외부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 재판도 일정한 요건 아래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시행 이후 청구가 빠르게 늘면서 헌재와 법원 사이의 사건 처리 기준 정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법왜곡죄는 시행 초반부터 논란이 커졌다. 판사와 검사, 경찰 등의 자의적 법 적용을 처벌하겠다는 취지지만, 실제 운용 과정에서는 재판 독립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판결에 불복하는 당사자가 법관을 고소·고발하는 사례가 늘면 법원이 판결보다 방어에 더 많은 행정력을 쓰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관 증원은 장기 과제다. 현재 14명인 대법관은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사건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상고심 구조 개편과 재판연구관 확충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숫자만 늘어나는 데 그칠 수 있다. 대법관 인선 방식과 하급심 법관 공백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은 입법 성과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한 뒤 사건 처리 지연이 생기지 않는지, 재판소원과 법왜곡죄가 권리구제 장치로 작동하는지, 대법관 증원이 상고심 부담을 실제로 줄이는지가 제도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 바뀐 법조 지형은 이제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제도로 정착할 수 있는지를 시험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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